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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글과 말

입춘에 전해보는 법정스님의 글 - 오두막 편지

by 하늘하늘하늘하늘 202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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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후 3일 째인 입춘입니다. 예약으로 발행하니 입춘의 날씨는 어떨런지 모르네요..

미리 보내는 사연에 법정스님의 글을 이어서 소개합니다.

 

오두막 편지   -----법정 ---

시간 밖에서 살다 중에서.........

 

때마침 건전지가 다  소모되어 시계도 멎고, 라디오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이게 바로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람이 시계를 발명한 이래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여 사회생활에 여러가지로 

보탬이 된 것은 지난 인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한편, 시계에 의존하면서부터 사람들은 늘 시간에 쫓기면서 살아야 하는

폐단도 있다.

 먹고 싶지 않아도 식사시간이 되었으니 먹게 되고, 잠이 오지 않는데도 잘 시간이

되었으니 잠자리에 들게 된다. 이와 같이 오늘날의 우리들은 시계바늘에 조종당하면서

삶을 이루고 있다. 

 시계가 멎고 시간을 알리는 라디오의 기능이 쉬게 되자, 나는 비로서 시간 밖에서 살 수 

있었다.

배가 고파야만 끼니를 챙기고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온 후에라야 잠자리에 들곤 했다.

시계바늘이 지시하는 시간말고 자연의 흐름을 따라 먹고 자고 움직이니 마음이 아주 넉넉하고 태평해졌다.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나는 비로소 자주적인 삶에 한 걸음 다가선 

기분이었다. 돌이켜보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의 노예가 되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부질없이 살았는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1996------ 법정

 

좋은 시간에 만나는 법정스님의 글...마음의 평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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