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심하게 불었습니다. 먼 곳에서는 산불도 발생하고...
봄철이 다가 오면 우리의 건강관리도 중요하지만 산불예방 등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엇그제 대둔산 수락계곡을 다녀 왔지만 ...산행에 화기는 절대 안됩니다.
담배를 아예 피우지 않은 저는 성냥이나 라이터를 갖고 갈 일이 없지만.....
"산을 타러 갑니까? 산을 태우러 갑니까? 이런 글귀가 눈에 들어 옵니다.
오늘 바람은 많이 불고 그러나 스치는 바람결에 봄 내음을 맡아 봅니다.
그리고 늦은 밤에 법정스님 글을 올립니다.
법정스님 -- 오두막 편지 --
그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중에서
옛날 깊은 산 속에 숨어 사는 한 은자에게, 그 산중에 무엇이 있기에 거기 머물러 세상에 나오지
않는가라고 친지가 물었다. 은자는 그 친지에게 답하기를, 자신의 거처에는 이렇다 할 아무것도
없지만 산마루에 떠도는 무심한 구름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이런 경지는 혼자서나 조촐히 즐길 뿐 그대에게는 보내줄 수 없노라고
말한다. 이 시를 통해서 우리는 그 은자의 욕심을 떠난 담담하고 소탈한 삶을 엿볼 수 있다.
구름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보태겠다. 고려 말 태고 보우 스님의 문집에 구름
덮인 산을 노래한 '운산음 雲 山 吟'이 있는데 그 가우데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산 위에 흰구름은 희고
산 속에 시냇물은 흘러간다
이 가운데서 내가 살고자 했더니
흰구름이 나를 위해 산모퉁이를 열어 놓았네
흰구름 속에 누워 있으니
청산이 나를 보고 웃으면서
'걱정근심 다 부려 놓았구려'하네
나도 웃으면서 대답하기를
산이여, 그대는 내가 온 연유를 아는가
내 평생 잠이 모자라
이 물과 바위로 잠자리 삼았노라
청산은 나를 보고 웃으면서 말하네
왜 빨리 돌아와 내 벗이 되지 않았는가
그대 푸른 산 사랑하거든
덩굴풀 속에서 편히 쉬게나
옛사람들은 그 무엇에도 쫓기지 않고 이런 운치와 풍류를 지니고 넉넉하게 살 줄을 알았다.
자신이 자연의 한 부분임을 알고서 그 품에 안겨 동화될 수 있었다.
세상살이에 닳아지고 지치게 되면 산에 들어가 숲속에서 쉬면서 자기 자신의 자취를
되돌아보곤 했다.
-1996년
오늘도 법정스님의 글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언젠가 청산과 멋들어진 대화의 시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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