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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글과 말

바람불어 봄이 빨리 올 것 같았던 일요일에 전하는 법정스님 글

by 하늘하늘하늘하늘 202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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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눈내린 공산성 금서루

 

바람이 심하게 불었습니다. 먼 곳에서는 산불도 발생하고...

봄철이 다가 오면 우리의 건강관리도 중요하지만 산불예방 등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엇그제 대둔산 수락계곡을 다녀 왔지만 ...산행에 화기는 절대 안됩니다.

담배를 아예 피우지 않은 저는 성냥이나 라이터를 갖고 갈 일이 없지만.....

"산을 타러 갑니까? 산을 태우러 갑니까?   이런 글귀가 눈에 들어 옵니다.

오늘 바람은 많이 불고 그러나 스치는 바람결에 봄 내음을 맡아 봅니다.

그리고 늦은 밤에 법정스님 글을 올립니다.

 

2012년 2월 공산성 성벽길

 

법정스님 -- 오두막 편지 --

 

그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중에서

 

옛날 깊은 산 속에 숨어 사는 한 은자에게, 그 산중에 무엇이 있기에 거기 머물러 세상에 나오지

않는가라고 친지가 물었다. 은자는 그 친지에게 답하기를, 자신의 거처에는 이렇다 할 아무것도

없지만 산마루에 떠도는 무심한 구름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이런 경지는 혼자서나 조촐히 즐길 뿐 그대에게는 보내줄 수 없노라고

말한다. 이 시를 통해서 우리는 그 은자의 욕심을 떠난 담담하고 소탈한 삶을 엿볼 수 있다.

 구름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보태겠다. 고려 말 태고 보우 스님의 문집에 구름

덮인 산을 노래한 '운산음  雲 山 吟'이 있는데 그 가우데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산 위에 흰구름은 희고

산 속에 시냇물은 흘러간다

이 가운데서 내가 살고자 했더니

흰구름이 나를 위해 산모퉁이를 열어 놓았네

흰구름 속에 누워 있으니 

 

 

청산이 나를 보고 웃으면서

'걱정근심 다 부려 놓았구려'하네

나도 웃으면서 대답하기를

산이여, 그대는 내가 온 연유를 아는가

내 평생 잠이 모자라

이 물과 바위로 잠자리 삼았노라  

 

청산은 나를 보고 웃으면서 말하네

왜 빨리 돌아와 내 벗이 되지 않았는가

그대 푸른 산 사랑하거든

덩굴풀 속에서 편히 쉬게나

 

 

옛사람들은 그 무엇에도 쫓기지 않고 이런 운치와 풍류를 지니고 넉넉하게 살 줄을 알았다.

자신이 자연의 한 부분임을 알고서 그 품에 안겨 동화될 수 있었다.

세상살이에 닳아지고 지치게 되면 산에 들어가 숲속에서 쉬면서 자기 자신의 자취를 

되돌아보곤 했다.

                                     -1996년

 

2012년 공산성 남문인 진남루

오늘도 법정스님의 글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언젠가 청산과 멋들어진 대화의 시간을 기대하며.......

 

2012년 금강과 공산성 만하루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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